[크리에이티브 훑어보기]두루마리 화장지에도 아이디어는 있다
민망한 자리이고 이야기일 수 있지만,
볼일을 보면서 무심코 뜯어다 쓰는 두루마리 화장지에 인쇄된 인삿말들을 발견했습니다.
거창하게 카피이고 메시지라고 할 것까지는 없겠지만
"행복하세요, 건강하세요, 부자되세요"
이 세 문장의 깨알같은 글자들이 규칙적으로 배겨 있다는 걸 처음 봤습니다.
그림이 인쇄된 화장지를 쓰고 있다는 사실만 알았지
어느 순간 눈에 갑자기 들어와서 뭔가 하고 봤는데 발견하게 됐네요.
단순히 글자 몇 개만 써져 있어도
그 의외성에 신기해할 사람이 비단 한두 사람 뿐만은 아니겠죠.
무심코 쓰는 종이라도 그를 이용한 아이디어들은 이미 많이 나와 있습니다.
아이디어의 대상이 종이 자체일 수도 있고,
종이를 감은 휴지심일 수도 있고, 뜯는 기구일 수도 있습니다.
어떠한 형태로 만들어내느냐에 대한 결과를 놓고 보면
더 기발하고 자세하게 세분화됩니다.
실제로 만들어낸 것이 아니라, 머릿속의 구상을 이미지로 쉽게 이해시킨 것들이 더 많지만
크게는 환경보호에 대한 내용에서부터,
화장실이라는 공간이 주는 개인적이고도
지루하게 흘러가는 시간에 집중한 아이디어도 상당합니다.
그 수명이 아무리 짧다고 해도, 사람들에게 기대할 수 있는 효과는 분명히 많습니다.
효율과 성과로 승부하는 광고의 세계에서 아이디어의 남다른 촉까지 합쳐진다면
모두에게 가장 바람직하고 이상적인 그림이 만들어지겠죠.
어떤 것이든 간에 매체가 되지 못할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매체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공간과 시간의 경계까지 무의미해지는 마당에
사람들의 관심을 새롭게 환기시킬 수 있는 창구는
어쩌면 우리 주변에 계속 존재하고 있던 주변 환경 그 자체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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